이전에 나누었던 칼럼인데, 이번 주일 설교로 섬기는 LA포도원 교회에 보내 주면서, 우리 예닮 가족들과도 다시 한번 나눕니다.
저는 커피를 참 좋아합니다. 40대 접어들면서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통풍(gout)이 찾아왔고, 누군가로부터 하루 1-2잔의 커피는 이뇨작용을 돕기에 통풍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커피와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커피 중에서도 특별히 손으로 원두를 갈아서 핸드드립으로 마시는 커피를 가장 좋아합니다. 프림과 설탕이 듬뿍 들어가서 간편하게 한봉지 열어서 뜨겁운 물에 부어 마시는 커피믹스는 왠지 정성이 없어 보입니다. 손으로 원두를 잘 갈아서 내려 마시는 커피는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며, 뜨거운 물을 부어 내릴 때 방안 가득 풍기는 커피 향은 사람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커피는 원산지마다 향이 다르지만, 특별히 원두를 볶는 로스팅을 어떻게 하느냐가 맛을 좌우합니다. 충분히 볶지 않으면 신맛이 나고, 너무 오래 볶으면 탄맛이 난다고 합니다. ‘우리 영혼도 커피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나님 손에서 잘 볶아진 사람들은 그들의 영혼에서 사람을 끄는 깊은 맛과 그윽한 향기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런 맛을 내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우리 영혼을 볶으시는 과정은 때로 아픔과 고통일수도 있고, 인간관계의 쓰라린 상처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게 하는 향과 맛을 갖기 위하여 반드시 볶는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자연 그대로 있는 커피 열매는 그윽한 향과 맛을 낼수가 없습니다. 자연 그대로인 사람도 그리스도의 향기를 가질수 없습니다. 숙련되고 세련된 사람의 손에 잘 볶아진 커피 열매가 짙은 향과 맛을 가지는 것 처럼, 하나님의 손 안에서 고난과 시련을 통해 잘 볶아진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짙은 향과 맛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고난과 시련으로 잘 볶아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교회는 그 짙은 향기로 인해 저절로 마시고 싶어지는 커피같은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그윽한 향이 있고 깊은 맛을 가진 교회야말로 VIP들에게 매력을 주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나는 과연 어떤 향기를 가진 사람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나는 어떤 맛을 가진 제자 인가를 생각합니다. ‘기분 좋은 그윽한 커피 향기처럼, 나는 그런 향기를 내는 그리스도인인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커퍼처럼 나는 그런 맛을 내는 제자인가?
“주님!! 저를 잘 볶아 주세요....주님이 저를 고난과 시련으로 볶으실 때 아프다고 소리치며 불평하지 않게 하여 주세요..그 고난과 시련 속에서 감사로 인내 할 수 있도록 지혜를 주세요.. 교회안에 이렇게 잘 볶아진 사람들로 채워지게 해 주세요.. 그래서 세상가운데 악취가 아닌 주님의 거룩한 향기를 내는 주님의 제자가 되게 해 주세요!”
2023년 5월14일
이우철 목사